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러시아 정부의 북극 프로젝트는 지연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인프라 현대화 종합 계획은 최근 개정됐는데, 당초 오는 2024년까지 500억루블(약 724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던 비원자력 쇄빙선 복구 계획이 연기됐다. 계획된 9척의 선박 중 4척만 복구를 완료하고, 나머지 선박들의 수리 완료 시점이 2028년으로 미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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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러시아 정부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자 북극해를 통한 항로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선박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갈 때 북극해를 통과하면 기존 수에즈 운하 항로보다 30%가량 거리를 단축할 수 있어서다. 또 북극은 전 세계 미개발 원유 25%, 천연가스 45%가 매장된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화물을 운반할 쇄빙선을 대거 보유해 북극 항로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발주를 주도해왔다. 로사톰의 북해항로국장인 뱌체슬라프 룩샤는 "연중 북쪽 바다 항로를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현대적 쇄빙선 선단 구축은 우리나라의 전략적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러시아의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정부의 주력과제였던 북극해 프로젝트마저 흔들리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그동안 러시아 발(發) 대규모 수주만 믿고 있었는데 아쉽게 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국내 조선업계의 큰손 고객이다. 선박 발주로 세계 10위 안에 드는 러시아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는데, 그중 한국이 특히 수혜를 입었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러시아의 2017~2019년 선박 수입액 중 한국의 비중은 20.9%로 가장 많다.
지난 2006년부터 조선산업 육성정책을 펼쳐온 러시아는 기술력이 부족해 우리나라에 도움을 요청해왔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 2009년 러시아의 국영 통합조선공사(USC)와 합작해 즈베즈다-DSME를 설립하고 즈베즈다 조선소 현대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014년에는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를 위한 쇄빙 LNG선 15척을 모두 수주, 세계에서 처음으로 LNG 운반 쇄빙선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017년 즈베즈다-현대를 설립하고, 즈베즈다와 함께 아프로막스급 유조선을 건조 중이다. 삼성중공업(010140)도 2018년 즈베즈다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했으며, 즈베즈다 조선소에 선박 기본설계·도면을 제공하고 프로젝트 관리·품질 보증 등 전체적인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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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 12일 수주한 LNG 운반선 6척은 러시아 노바텍 쇄빙 LNG선으로 추정되는데, 1척당 선가가 3379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연간목표의 21%(15억달러)에 머물렀으나 이번 수주로 목표 수주량(72억1000만달러) 달성률을 46%로 한 번에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과 러시아에서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달콤했던 러시아 발 발주는 안갯속에 빠질 전망이다. 지난해 노바텍이 1차로 발주한 쇄빙 LNG선 물량 15척 중 5척을 수주했던 삼성중공업은 올해 나머지 10척도 가져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1년가량 지연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계 수주금액은 10억달러로, 연간 목표의 12%에 그친다.
김지영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은 "쇄빙선은 화물을 운반하는 게 주목적인데 올해는 계획한 물동량이 코로나19 사태로 저조한 상황"이라면서 "코로나 여파로 위기를 겪고 있는 러시아가 북극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November 18,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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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흔들리는 러시아의 북극개발 꿈… 韓 노렸던 'LNG 프로젝트'도 위기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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